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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지식 불리기

원유 투자 기본서 -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최지웅 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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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7 - [지식 불리기] - 원유 투자 기본서 -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최지웅 저) (1)

 

원유 투자 기본서 -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최지웅 저) (1)

우선 책 전반을 보면 1~3장은 원유 시장의 역사에 대해서 잘 서술하고 있어서 원유 시장에 입문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하지만 4장부터는 작가 분의 사견이 많아지고, 원유 관련 내용보다는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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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8 - [지식 불리기] - 원유 투자 기본서 -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최지웅 저) (2)

 

원유 투자 기본서 -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최지웅 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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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석유의 상품화 & 생산량 쿼터제 시작

70년대가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었다면, 80년대는 수요자 중심의 시장이었습니다. 기존까지 석유는 국가의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특수한 지위를 갖는 재화였습니다. 때문에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 관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었습니다. 하지만 1983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WTI가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석유는 시장의 지배를 받는 하나의 재화가 됩니다. 이 시기를 석유 상품화 시대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석유라는 자원의 가격 결정을 민간에서 결정하게 된 것인데, 이 흐름을 따라 국영기업이었던 BP1979년 마거릿 대처 총리가 시장에 매각하여 민영화됩니다.

1980년대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시장은 OPEC을 중심으로 한 공급자 중심 시장에서 수요자 중심 시장으로 변하였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OPEC1982년 생산량 쿼터 시스템을 도입하여 생산량을 조절하려 합니다. 초기에 사우디는 감산을 하자고 하며 먼저 생산량을 줄였지만, 다른 산유국들이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사우디 아라비아는 원유 시장에서 점유율만 잃게 되었습니다. 원유 시장은 생산도 생산이지만 수요처를 미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서 점유율을 한 번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잃은 점유율 회복을 위하여 1986년 정책을 급선회하여 점유율 경쟁을 시작합니다. 이 때문에 1986년 유가는 급락을 하고, 198530$ 수준의 유가는 86년에 7$까지 하락합니다.

유가가 하락하면 다들 좋아할까요? 유가가 하락하면 미국 입장에서 자국 내 석유 기업들이 도산하게 됩니다. 그리고 원유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수요도 감소하여 미국 중심의 경제 헤게모니가 위협받게 됩니다. 때문에 1986년 미국은 관세로 사우디를 협박하여 감산을 요구합니다. 당시 사우디 하루 생산량은 1000만 배럴 수준이었는데, 사우디는 타 산유국이 감산 이행을 하지 않으면 감산할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비슷한 사태가 2014~2015년에도 벌어지는데, 1980년대에 혼자 감산하여 점유율 잃었던 경험 때문에 이때도 다들 감산을 안 하여 2년 동안 저유가가 유지됩니다. 이러다가 2018년부터 OPEC의 감산 공조 때문에 유가가 회복을 시작합니다. 2018년 이후 감산 합의가 이례적인 것이지 감산 합의는 항상 힘든 것 같네요.

 

2000년대 셰일 오일의 개발

이 책의 아쉬운 점은 2000년대 이후를 셰일 오일만 빼고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2000년대만 보면 셰일 말고도 많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2001911 테러, 같은 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200112월 엔론 파산,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2004년 베네수엘라 차베스 실각 등등 국제 정치에 영향을 미친 많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제대로 다루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중동 정세는 항상 불안정했고, 이러한 불확실성은 2000년대 내내 고유가 상황을 유지하였습니다어떻게 보면 유가는 항상 하락 압박이 있었습니다. 공급은 항상 충분한 반면 수요는 그때그때 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최근성(최근 정보를 기반으로 생각이 편향됨) 때문에 원유는 항상 부족한 재화이며, 유가의 기본적인 상황은 고유가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오일 쇼크 때 고유가라고 봤던 유가 수준이 1차 때 배럴 당 12$, 2차 때 40$이었던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이 부분부터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유가는 원유 생산 원가 + 불안감의 함수로 구성됩니다. 유가 = (시추 원가) + (원유를 못 구할 수 있는 불안감)이 되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불안감이 오히려 마이너스 값을 가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원유 수요는 급감하는 상황에서 공급은 늘어나니, 원유를 저장할 곳이 없으면 어떡하나 하는 우려감 때문이었죠.

애널리스트 리포트에 따르면 셰일 오일 기업들이 기존 유정에서 생산할 경우 시추원가가 23~26$ 수준이라고 합니다 (신규 유정의 경우, 50$ 가량입니다). 23$ 미만의 유가는 시추 원가보다도 낮은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이 때문에 불안감이 살짝 완화되자 20$ 초반에서 25$까지 하루만에 반등한 것입니다. 이후에 유가가 흔들리더라도 23$ 미만의 유가에서는 충분히 하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셰일 오일 (비전통 원유) 생산이 미국에서 최소 600b/d 정도가 되니 이 중 절반만 생산이 안 되어도 글로벌 석유 생산은 크게 줄면서 유가를 끌어올려주겠지요.

유가가 하락한 것을 수요와 공급 요인으로 나누어 보면, 1) 코로나로 인한 수요 감소, 2) 사우디, 러시아의 증산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코로나로 인한 수요 감소는 외국 증권사들의 리포트를 살펴보면 대략 2000b/d가량이라고 합니다. 2) 지금 러시아는 다시 감산을 이야기하고, 사우디만 증산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증산 폭이 수요 감소에 비하면 정말 작은 양입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3월 생산량이 970b/d였는데, 4월에 1200b/d까지 올리겠다고 하는 것이니 230만 배럴이 추가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1)이 유가에 미친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고, 1)만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유가는 상승할 것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원유 시장이 지금 콘탱고 상황인 것도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밤(9)에는 OPEC 회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내일(10)에는 사우디 아람코가 OSP를 결정합니다. 만약 OPEC 때 타국들이 감산을 제대로 안 하면 OSP로 응징을 하겠다는 뜻이지요. 이번 OPEC 회의에는 미국과 캐나다도 초청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감산 합의가 제대로 안 되서 유가가 재차 하락할 것 같습니다. 합의는 어려운 것이니까요.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23$ 미만에서는 하방이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 밑으로 내려가면 개인적으로 유가에 베팅을 하는 기회로 삼아볼까 합니다.

이상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책과 제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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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1차 세계대전에서 금융 위기와 셰일 혁명까지 석유가 결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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