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1) - 미국에게 필요한 기업

개인적으로 한화오션이 향후 3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1) 특수선, 즉 군함과 잠수함, 그리고 2) 러-우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처 변화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때부터 잘하던 LNGC에서의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가지 모두 미국이랑 엮여 있으며, 미국 입장에서도 한화오션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기업을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좋은 기업을 싼 가격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11/24에 권리 매도가 가능해지면서 한화오션 주가가 -16.73% 하락하였다. 아직 주당 22,650원이기 때문에 신주인수권을 매수한 사람들의 평단가인 16,730원, 신주인수권 가격까지 더하면 대략 17,000원 보다는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11/28에 신주들이 상장하면 매도가 나올 것이고, 이 때 주가가 충분히 빠진다면 다시 한 번 주당 17,000원에 한화오션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이 기회를 기다리며 주가가 빠질 때 생길 수 있는 두려움을 이겨내고자 투자포인트를 정리해보려 한다. 

투자포인트 1. 한화오션은 전세계 군함 시장을 타겟하고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7598#home

기술력 갖춘 중국 기세에 눌렸다…'넘사벽' 미 조선업의 굴욕 | 중앙일보

아이디어의 시작은 이 기사였다. 이 기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과 중국의 조선 새산 능력 격차가 엄청나다. 중국 조선소의 생산 능력이 2,325만 GT인 반면 미국은 10만 GT가 안 된다. 해군력에서도 미국은 중국에게 따라잡히고 있다. 중국 해군은 이미 미국보다 많은 함선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미국은 함선을 224척 보유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351척을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2015년이랑 비교해보면 미국은 보유 함선이 65척 감소한 반면, 중국은 57척 늘어났다. 물론 미국이 핵잠수함이 더 많지만, 중국의 첨단 선박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은 2045년까지 최대 80척의 핵잠수함을 포함하여 500척의 함대를 꾸리겠다는 Battle Force 2045를 2020년에 발표 했다. 이 때 유인 함정을 373척을 목표로 했는데, 2022년에는 미국 조선 산업의 경쟁력 퇴보로 목표가 350척으로 줄었다. 신규 건조 뿐 아니라 MRO 능력도 매우 저하되었다. 이는 설비의 노후화와 숙련 노동력의 이탈로 생긴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간 복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미 해군 시스템사령부(NAVSEA)의 톰 앤더슨 중장 (미국 수상함 부문장)이 한국을 방문하여 방위사업청장, HD현대, 한화오션 등을 만나고 갔다. 미국은 1920년에 제정된 존스법에 따라 미국에서 건조하거나 개조한 뒤 미국 시민이 소유하고 미국 국적의 선원을 태운 선박만 미국 항만 간 운항을 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또한 연방법은 미 해군, 해안경비대 함정이 긴급 수리를 해야하거나 해외 기지를 모항으로 삼지 않으면 해외 건조, 수리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크게 뒤떨어진 해군력 회복을 위하여, 위 법을 우회하는 방식을 통해서든 한국과 일본에 신규 함정을 주문하고, MRO를 맡길 가능성이 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100910061830306

[단독]한화오션, 美 필리조선소 인수 추진…세계 최대 방산 시장 공략 - 머니투데이

https://www.sedaily.com/NewsView/29X9C4AI3G

한화오션, 북미 조선소 인수 위한 美법인 설립

그리고 이 2가지 기사를 조합해보면 한화오션이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여 존스법에 부합하게 미 해군의 오더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화오션은 이번 유상증자로 들어온 자금 중 7200억원 가량을 M&A에 활용할 계획이다. 필리 조선소의 경우, 군함을 수주하거나 MRO 레퍼런스가 있으며, 해상풍력설치선 건조 레퍼런스도 있기 때문에 한화오션이 원할만한 매물로 보인다. 만약 인수를 하게 된다면, 일정 부분은 한국에서 생산해서 완성을 미국에서 하는 방식으로 존스법에 부합하게 미국 군함을 건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M&A 외에도 한화오션은 함정 건조를 위한 전문 시설 투자에 1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이를 통하여 기존 CAPA 수상함 2척, 잠수함 2척, MRO 2척에서 수상함 4척, 잠수함 5척, 창정비 4척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만약 한화오션이 미국의 필요에 의해 미국의 함선이나 잠수함을 수주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중국과 러시아와 인접한 여러 국가들에서 미국 해군이 선택한 군함을 다들 원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이 작년에 보여줬던 리레이팅을 한화오션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될 경우, 적어도 국내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비 더 높은 PBR 멀티플을 줄 수 있는 것 아닐까? 아니면 적어도 특수선 부문을 따로 SOTP로 떼어내서 방산 밸류에이션을 줄 수 있는 것 아닐까?

투자포인트 2. LNG Carrier 수요 증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 국가들은 미국산 LNG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LNG 프로젝트 개발이 본격화 되고 있다.  러시아 천연가스의 경우, 파이프를 통해 들여올 수 있지만 미국의 천연가스는 LNGC를 통해 운반해 와야 한다. 이에 따라 LNGC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화오션에서도 LNG 선박 발주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코멘트하고 있으며, 과거에 수주했던 LNG 선박들이 4Q부터 건조 시작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러-우 전쟁으로 인한 전세계적 에너지 수요처 변동으로 미국 LNG가 수혜를 볼 것이다. 전세계에서 LNGC를 잘 만드는 나라는 한국, 중국 정도 밖에 없다. 만약 미국이 자국의 LNG 운반에 중국 기업이 만든 선박을 쓰지 못하게 한다면? 여기부터는 상상의 영역이지만, 한국 조선소들이 큰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https://www.e-platform.net/news/articleView.html?idxno=78165

LNG 시장, 美 프로젝트에 관심 집중… 한국도 대처해야 - 에너지플랫폼뉴스

http://www.ga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2901

북미 LNG수출용량, 2027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 예상 - 가스신문

https://www.kita.net/board/totalTradeNews/totalTradeNewsDetail.do;JSESSIONID_KITA=5CEF073439F16A2E3093033D96B4F179.Hyper?no=72522&siteId=1

작년 조선업 57.5조 수주…2018년 이후 최대 점유율

 

Appendix.

https://people.defensenews.com/top-100/

Top 100 | Defense News, News about defense programs, business, and technology

위 자료에는 전세계 100위 방산 기업 명단이 있다. 상위 업체 대부분은 전투기 및 우주항공과 관련한 업체들이 대부분이며 해군력과 관련된 그룹은 Naval Group 정도 밖에 없다. Naval Group은 프랑스 소재 기업이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해당 기업보다는 더 돈독하고 말 잘 듣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9S4N3PRZ1

[단독] 캐나다軍 10월 K잠수함 실사…韓 '80조 수주전' 올라탔다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도 잠수함 건조를 위하여 한국 조선소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였다. 2024년에 RFI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받게되면 신조 30조원 (12척 가량), MRO가 30조원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을 둘 다 방문하였지만 잠수함 레퍼런스에서는 한화오션이 HD현대를 훨씬 앞서고 있다는 평가이다. 

https://www.invest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8/17/2023081780264.html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함께 하자는 현대重 vs. 혼자 하겠다는 한화오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