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미국 및 유럽에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난국을 해쳐나가기 위해 대부분의 나라들이 부양책을 내고 있지만, 여러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 지표들은 부진하게 나오는 상황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신규 확진자 수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들과 부정적인 요인들을 소개하고 제 생각을 간단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
1. 정책 부양 효과
현재 미국의 연준 등 각국의 중앙은행과 정부에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의 말에 따르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취할 것이라고 하고, G20 회의에서도 각국의 정상들이 정책 공조를 하자고 입을 맞추고 있습니다. 향후 상황이 더 심각해지더라도 정책의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는 믿음이 시장에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Fed의 무제한 양적완화와 회사채 유동성 지원 발표 이후 미국 하이일드 채권의 스프레드는 하락하였습니다.
2. 달러의 약세 반전
미국이 각국 정부와 통화 스왑 계약을 체결하면서 달러가 약세 반전하였습니다. 이러한 달러의 약세는 미국 입장에서도 무역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어서 좋고, 통화 스왑 계약을 체결한 국가 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러화를 공급받을 수 있으니 윈윈 입니다. 한국도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왑 계약을 체결했는데, 덕분에 거의 1300원까지 올랐던 환율이 안정화 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달러 약세 움직임은 달러 인덱스 움직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주식 매도세의 완화와 매수세 유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초기,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Risk parity fund들은 VaR 관리 때문에 주식 비중을 축소해야했습니다. 대형 Risk parity fund들에서 주식 비중을 축소하면서 추가적으로 증시의 하락 폭이 더 커지고 주식비중을 추가 하향해야하는 악순환이 발생하였습니다. JP모건에 따르면 이러한 매도세는 3/20에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디레버리징이 끝나고나자 이번주 초부터는 오히려 매수세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급격한 증시 하락으로 대형 국부펀드 내 주식 비중이 많이 축소되었습니다. 주식-채권 비중의 차이인 Equity-Bond position gap이 벌어져서 주식 비중이 36%까지 하락했는데요, 평균값이 44%이고 금융위기 때 최저 수준이 32%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국부펀드들은 리밸런싱을 하면서 주식 비중을 늘리려고 하는데요, 이러한 수급이 3/31까지 8500억 달러나 유입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3/31이 될지 4월 초까지 이루어질지 정확한 시기는 모르지만, 주식 쪽으로 자금 수요가 단기에 집중되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정부가 신용 경색 문제를 해결해주자 시장에 긍정적인 심리가 많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증시에 부정적인 요소
1. 4월 초부터 발표될 경제지표 전부 안 좋을 것
우선 시작은 3월 26일에 나온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지표였습니다. 미국의 본격적인 바이러스 확산은 3/10 정도부터였는데 이런 상황이 반영된 수치였기 때문에 경제 지표 중에는 가장 빠르게 코로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였습니다. 컨센서스는 신규청구 165만건이었는데, 무려 328만건을 기록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므누신 장관은 아직 정책 효과가 발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일축하였는데요, 이러한 코멘트 덕분에 미국 증시는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미 알려진 악재는 더이상 악재가 아니라는 말대로 시장이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4/1부터는 미국 PMI 등 주요 경제지표가 나오는데요, 중요도가 높은 경제지표가 나오는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어 우려됩니다.
2.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지속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27일 기준 17000명 가량이고 누적 확진자는 중국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신규 확진자 수가 매일 매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어서 언제쯤 완화될지 감이 안잡히는 상황입니다. 유럽은 더 답이 없는 상황인데요, 국가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이탈리아 같은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이 무려 10%가 넘습니다. 아무리 경제 정책을 펼쳐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제 위기를 막기는 힘들 것입니다.
3. 여전히 부진한 유가
사우디, 러시아 등에서 감산을 취소하는 등 공급 발 요인도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수요 요인도 겹치면서 유가는 급락했습니다. 최근에는 원유 수요 대국 중 하나인 인도에서도 21일 봉쇄령이 결정되면서 원유 수요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가 이렇게 낮게 유지되면 미국의 셰일 업체들을 중심으로 회사채 부실이 나올 수 있습니다. 셰일 개발의 고용유발계수가 큰만큼 실업자도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유가는 인플레이션율에도 큰 영향을 주는데, 급락한 유가가 유지되면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가와 더불어 구리 등 다른 산업 금속들도 수요 감소로 가격이 부진한 상황입니다.
호재일지 악재일지 아직 애매한 요인들
1. 미중 무역 합의 향방
3/27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통화를 하고 긍정적인 트윗을 남겨서 시장이 안도를 하기는 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 문제 등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긍정적인 발언을 했지만 언제 바뀔지 몰라 애매한 상황입니다.
저의 판단
개인적인 생각으로 KOSPI를 기준으로 당분간 증시는 횡보 혹은 소폭 하락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선 현재 지수 수준인 1700은 2000을 코로나 이전의 평균 수치로 보았을 때, 15% 가량 하향된 수준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2020년 연간 EPS는 최소 15% 가량은 하향될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지금의 코스피 레벨은 충분한 수준으로 단기 반등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예정된 악재가 악재가 아닌만큼, 예정된 호재도 호재가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들은 상당 부분 증시에 반영되었습니다. 그리고 초기에 대형 정책들을 쏟아낸만큼 상황이 추가로 심각해졌을 때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정책으로 2주~1달 가량을 버티면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고, 치료제가 개발되면 모든 상황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1918년 스페인 독감 때처럼 여러 번에 걸쳐 확산이 재반복된다면 시장은 이전에 비하여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동성이 크고 하루하루의 뉴스에 시장 상황이 많이 변하는만큼 이러한 시각도 추가로 나오는 뉴스에 바뀔 수 있지만 우선 현재의 지수수준을 바탕으로 제 판단은 이러하니 참고 정도로만 부탁합니다. 그래도 위에 있는 요인들은 팩트들을 모아놓았으니, 이를 바탕으로 본인만의 의견을 세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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