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말을 기점으로 하여 국제 금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였다. 아래 금 ETF의 추이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금 가격 상승으로 금 투자에 관한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본 글에서는 금 투자를 하는 이유에 관한 통념을 검증해보고, 금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분석해보려 한다.
<금, 안전자산일까?>
<Google Finance 금 ETF 차트>
글로벌 투자자들은 금에 왜 투자를 할까? 금은 금리 화폐의 평가절하(monetary devaluation), 인플레이션(inflation), 불안정한 경제전망(the prospect of economic instability)를 대비하여 포트폴리오를 방어하는데 가장 탁월한 투자 자산으로 알려져 있다. World Gold Council의 분석에 따르면 금은 경제위기 때, 구매력을 보전하고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최소화 하며, 다른 자산과의 연관성이 적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다변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를 정리해보면 금에 투자하는 이유는 1. 구매력 보존, 2. 포트폴리오 변동성 최소화이다.
1. 과연 금에 투자하는 것이 구매력을 보전할 수 있을까? 최선의 선택인가?
구매력을 보전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금의 장기수익률이 인플레이션보다 높은지, 금융 위기 때 다른 투자자산 대비 포트폴리오 방어에 탁월한지 이 2가지를 확인해보아야 한다.
① 장기수익률이 인플레이션률보다 높은가?
다음은 1975년부터 2015년까지 40년 동안 주요 투자자산의 수익률을 계산한 것이다. $1,000를 미국 인플레이션을 따라 그대로 가치가 상승했다고 가정할 경우, 그 가치는 2015년에 $4,806이 된다. 금의 경우, 1975년에 $1,000를 투자하였을 때 2015년에 투자금은 $5,158이 되므로 장기적으로 금의 구매력은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선택이 과연 최선의 선택일까? 밑의 표를 보면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S&P 500 지수에 40년간 투자를 했을 경우, $1,000는 $91,498이 되며, 단기국채(3-month T.Bill)에 투자했을 때는 $6,745, 장기국채(10-year T.Bond)일 때는 $18,593, 그리고 미국 기준금리에 따라 그냥 은행에 넣어놓았을 경우에는 $8,057이 된다.
<자산 별 $1,000 누적 투자 결과>
즉, 인플레이션과 비교할 경우 금의 구매력은 유지가 된다. 하지만 금의 수익률은 은행에 예금한 것보다도 낮다. 다른 투자자산들도 장기적으로는 구매력이 유지가 되고 수익률은 오히려 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구매력을 위하여’ 금에 투자하는 것은 최선의 선택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자산 별 40년 누적 수익률>
② 금융 위기 때, 구매력이 유지되는가?
금융 위기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영향을 주었던 사건들을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금융 위기 연도는 다음을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위 금융위기 시기에만 $1,000을 투자하였을 경우, 수익률은 아래 표와 같다. 금은 $1,603이 되며 인플레이션 $1,465 대비 구매력이 유지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장기수익률의 결과와 같이 기준금리 수익률에는 못 미치며, S&P500, 장/단기 국채의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위기 때만 $1,000 누적 투자한 결과>
즉, 금융위기 때도 구매력은 유지되지만, 역시 수익률을 감안하면 다른 투자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사람들이 금융위기가 오면 금을 사야 한다고 많이들 생각하지만 실제 수익률은 높지 않은 것이다.
<$1,000 금융위기 때만 투자하였을 때 누적수익률>
2. 금에 투자하면 포트폴리오 변동성이 최소화될까?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금의 변동성이 작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금값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변동성이 상당히 크다. 1975년부터 2015년까지 40년 동안의 금, S&P 500, 미국 단기 국채, 미국 장기 국채 연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살펴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S&P의 표준편차가 0.165, 미국 단기 국채가 0.035, 장기 국채가 0.101인데, 금의 표준편차는 0.251이다. 안전자산이라 하기에는 상당히 큰 변동성을 가지는 것이다. 아래 그래프만 보아도, 금의 변동성이 다른 투자 자산 대비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각 자산의 연 수익률, 출처: http://blog.naver.com/manny_pac/220641398819>
그렇다면 금융위기 시기의 변동성은 어떨까? 위에서 언급한 금융위기 당시 각 연도별 연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보면, 각 자산의 변동성을 확인할 수 있다. 표준편차를 계산하여 보면, S&P500 는 0.205, 단기국채(3-month T.Bill)는 0.023, 장기국채(10-year T.Bond)는 0.066, 그리고 금은 0.152이다. S&P500에 비해서 낮기는 하지만 국채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 결과를 조합해본다면, 금에 투자를 한다고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적어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을 주식을 헷지(hedge)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도 의미가 없어 보인다. 회귀분석 결과를 보면, 음의 상관관계를 가져서 주가가 떨어질 때, 금의 가격이 오르는 추세가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미미하고 p-value가 0.05보다 높아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다만,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자산이라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도움을 준다는 측면의 접근이라면 유의미할 수 있다).
이렇듯 금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구매력, 안정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투자자산이 아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금에 투자할까? 필자의 경우, 그 이유를 심리적인 측면에서 찾았다. 금은 인류 역사 상 가장 오랫동안 쓰이고 있는 화폐 역할을 하는 실물자산이며, 전지구적으로 통용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발행할 수 없고 생산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의 심리 속에 금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국가들은 지급준비율 인하 및 양적 완화를 실행하여 시중 통화량을 증가시킨다. 경제 불확실성으로 위험자산의 대표주자인 주식에서 돈을 빼는 상황에서 통화량이 추가로 생기니 사람들은 그 돈을 투자할 안전자산을 찾게 된다. 하지만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돈이 투자되어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또 다른 안전자산이라고 생각되는 금의 수요가 늘게 되고 늘어난 금 수요가 금값을 상승시키는 것이다. 즉, 추가된 통화량에 심리적 요인이 겹쳐 수요에 영향을 주고 금값의 변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 투자자인 Mark Cuban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주식 시장을 예측하지 못 하겠어서 금을 가지고 모멘텀 플레이(momentum play)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뭐를 해야 할지 모를 때(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경우), 많은 사람들이 가는 방향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 때 사람들이 갈 방향을 금이라고 본 것이다 (즉, Mark Cuban은 금 가격이 특별한 근거가 있어서 오르는 것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의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또한 경제 뉴스들에서 최근 금값의 상승의 이유로 대부분 유럽의 금융 불안, 중국의 금융 불안으로 인하여 통화의 가치 상실을 이유로 금을 보유하려는 ‘추세’가 나타나는 것을 든다. 이를 미루어 볼 때, 금 투자를 할 때는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인 요인에 집중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제시된 자료에서 보았듯이, 금은 장/단기 투자 수익률 측면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크게 매력적인 자산이 아니다(안전자산의 정의에 입각하여 보면 안전자산에 속하지도 않는듯하다). 오히려 국채, 그 중에서 장기 국채가 수익률과 변동성을 고려하였을 때, 안전자산으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Mark Cuban과 같이 단기 모멘텀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보다는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연초 보다 금값이 15%가량 올랐다. 1975년 이래로 금의 연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때를 보면 금값이 이례적으로 많이 올랐던 1979년(120% 상승)을 제외하면 30% 가량이다. 이러한 추세로 보았을 때, 추가 업사이드 최상단을 현재가 대비 15%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모멘텀 플레이의 관점에서 오르고 있는 금을 굳이 팔 이유는 없지만, 추세가 꺾일 경우 변동성에 유의하여 빠르게 대처해야 할듯 하다.
참고자료
http://blog.naver.com/manny_pac
http://www.barrons.com/articles/time-to-buy-gold-and-etfs-in-brazil-and-china-1455234699
http://www.gold.org/investment/why-invest-gold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anieldwyoo&logNo=22063668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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