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시작
일단 기회의 시작은 11/6에 종근당에서 공시한 기술이전 계약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를 확인하면 된다.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106800224
종근당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인데, 계약금 총액도 1.7조원이고 반환 조건 없는 계약금 규모도 1,061억원이나 되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라고 볼 수 있다.
이게 얼마나 큰 규모인지는 다음 기사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과거 한미약품이 2015년에 큰 규모 계약이 연속으로 나오던 시절에도 사노피를 제외하면 10억 달러가 넘는 딜이 없었다는 것을 보면... 이번 딜은 한국 제약산업에 기록될 정도의 큰 규모 딜로 볼 수 있다.
해당 공시가 나오고 종근당 주가는 26.11% 상승하였다. 주가가 오르기 전 시가총액이 대략 1.2조원 수준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신약 가치가 당일 시가총액 3000억 가량으로 반영된 것이다. 이후 주가 조정 받으면서 현재 시가총액 1.46조원에는 2000억원 정도가 반영되어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하는 것은 반환 조건 없는 계약금 1000억 / 전체 마일스톤 1.7조원짜리 신약의 가치가 겨우 2000억원 수준으로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왜 이런 기회가 왔는가?
위 공시가 나온 후, 주요 애널리스트 분들이 보고서를 써주셨다. 하지만 종근당 전체 기업가치에서 신약들의 가치를 매우 박하게 주셨는데,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일단 첫번째는 노바티스가 적응증을 어떤 것으로 할 지 공유를 안 해주었기 때문이다. 종근당은 원래 CKD-510을 CMT라는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개발하였다. 통상적으로 애널리스트 분들은 신약의 가치를 산정할 때, 제약사가 수취할 계약금, 마일스톤, 그리고 약물 출시 이후 판매하면서 받을 로열티를 DCF로 계산을 하신다. 이 때 노바티스가 적응증을 추가하지 않는다면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한 만큼 로열티 규모가 줄어들어 신약에 높은 가치를 줄 수 없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에서는 CKD-510에 1500억원 가량의 가치를, 그리고 삼성증권에서는 2300억원 정도의 가치를 주었다.
두번째로 종근당의 신약들이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지 못한 이유는 조만간 추가로 나올 파이프라인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CKD-510을 제외하면 근시일 내로 L/O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합성 신약 혹은 바이오 신약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물론 회사 측에서는 내부에 L/O 전문 팀을 신설하여 대응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2번째가 나올 때까지는 아직 시장의 평가가 신중한 것 같다.
위 2가지 이유로 종근당의 전체 신약 가치는 아직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든다.
그럼 니 생각은 뭔데?
일단 CKD-510의 신약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CKD-510은 HDAC6 저해제이다. HDAC6 저해제 중 종근당이 개발하는 약물은 NHA-based HDAC6인데 기존 다른 제약사들이 개발하던 HA-based HDAC6보다 독성이 약하고 광범위한 대사체 활성 같은 문제가 덜하다고 한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자세히는 모르지만, 일단 NHA-based HDAC6 저해제는 유전정보를 가진 DNA와 히스톤 단백질이 상호작용하는 것을 강화시키는 효소의 작용을 저해하는 기전이다. 히스톤 단백질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조절해주는 것이다. 때문에 HDAC6 저해제는 항암제, 신경퇴행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으로 적응증 확장이 가능하다.
계약서에도 정확하게 어떤 적응증을 타겟한다고 노바티스가 밝히지 않아서 현재 상황에서는 종근당도 어떤 적응증 타겟인지 모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정황 상으로는 심방세동을 타겟했을 가능성이 크다. 노바티스는 심혈관 질환 쪽에 강점이 있으며, 종근당이 2022년 8월 유럽 심장 학회에서 CKD-510이 심방세동 치료제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http://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4946
심방세동 시장을 타겟을 했다면 해당 시장의 경쟁 약물은 화이자의 엘리퀴스, 존슨앤존슨의 자렐토가 있다. 각 약물의 연간 매출은 183억 달러, 75억 달러이다. 자렐토는 2024년에 특허가 만료되고, 엘리퀴스는 2028년에 특허가 만료되어 노바티스가 이들 특허가 만료된 타이밍을 노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만약 정말 예상대로 이 시장을 타겟으로 한다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고, 미충족 니즈가 큰 시장이기 때문에 종근당의 CKD-510의 로열티 규모, 결국에는 신약의 가치는 훨씬 커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충 계산하면 현재 마일스톤 1.7조 + 개발 기간 6년 (대략 2상 2.5년, 3상 3.5년), 심방세동 시장이 기존 적응증인 샤리코마리투스병 대비 10배 이상 큰 시장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애널리스트 분들이 추정한 1500 ~ 2000억원이 신약의 가치가 아니라 1.5조 ~ 2.0조가 신약의 가치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https://www.pharms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324247
그래서 언제 니 투자포인트가 실현될 것 같은데?
사실 투자의 세계에서 100%는 없고, 위에 주저리주저리 써놓은 글들도 사실 맞을지 틀릴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면 중요한 것은 이 생각이 언제 검증이 가능할까이다. 물론 언제 될지 또한 아무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일정은 노바티스의 R&D Day 행사이다.
아래 이벤트 캘린더를 보면 노바티스의 R&D Day 행사는 11/28에 진행되는데, 노바티스가 CKD-510에 상당한 돈을 쓴만큼 관련한 내용을 공유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때 아마 적응증 관련한 힌트들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사실 이거까지 안 보더라도 현재 상황에서는 충분히 베팅할만하다고 생각하는게... 설마 노바티스가 전세계 시장 규모가 1.3조원 밖에 안되는 샤리코마리투스 병에 1.7조 (반환 안 되는 계약금 1000억)을 태웠을까 싶다.
https://www.novartis.com/investors/event-calendar
Appendix.
번외로 지금 애널리스트 분들이 빠르게 목표 주가를 못 올리는 이유 중에 케어캡이 있을 것 같다. 케어캡은 HK이노엔에서 받아와서 판매하고 있는 약물인데, 로열티 구조가 종근당에 유리하게 되어있어 현재 재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HK이노엔에서는 재계약 안 한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종근당 말고 보령 같이 내과 쪽 영업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와 계약을 하면 전체 로열티 수익이 늘 수 있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종근당이랑 그대로 가되 로열티는 올려주는 방향으로 재계약하지 않을까 싶다. 유통 회사가 바뀌면 기존 고객사인 병원들에 재고 소진 기간인 1달만에 다 영업을 돌아야하는데 가능할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케어캡 매출이 사라진다면 효과는 다음과 같다.
매출은 연간으로 대략 1200억원 가량이다. 근데 최근 대웅제약에서 경쟁약품이 나왔기 때문에 과거처럼 빠른 성장을 더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이 정도 유지하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GPM 35%, 그리고 로열티 대략 7%, 기타 공통 판관비를 제외하면 영업이익 기준으로 200~300억 정도 차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이익에서 큰 부분이지만 다른 약품의 성장, 그리고 CKD-510 L/O에 따른 R&D 비용 절감 (대략 300~400억 정도 예상) 고려하면 내년 이익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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